민간요법

개똥쑥, 진짜 항암 효과가 있을까? 최신 논문 분석

j-shammah 2025. 6. 28. 08:07

1. 민간요법 속 개똥쑥의 위상

[키워드: 개똥쑥 민간요법, 해열·항염 효과, 전통 약용 식물]

개똥쑥(Artemisia annua)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예로부터 열을 내리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대표적인 약초이다. 이름은 ‘개똥처럼 흔하다’는 뜻이지만 그 효능만큼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전통적으로 개똥쑥은 말라리아 해열제, 간염 보조 치료, 피부질환 치료, 해독 작용 등 민간요법에서 폭넓게 사용되었고, 최근 들어서는 항암 작용 가능성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개똥쑥을 “열을 내려 독을 푸는 약초”로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에서 체온 조절 및 염증 억제 작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개똥쑥은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고 체내 독소 배출을 촉진하는 약용 식물로 분류되며, 한방에서는 차, 환, 탕약 등의 형태로 섭취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민간요법을 넘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약리 효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개똥쑥, 진짜 항암 효과가 있을까? 최신 논문 분석

2. 아르테미시닌: 항암 가능성을 여는 핵심 성분

[키워드: 아르테미시닌, 세포사멸 유도, 암세포 특이성]

개똥쑥의 항암 효과를 논의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성분은 바로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이다. 이 물질은 원래 말라리아 치료제의 주성분으로 1970년대 중국 과학자 투유유(Tu Youyou)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이 공로로 그녀는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 사이, 아르테미시닌이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항암 물질일 수 있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2년 Journal of Natural Product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아르테미시닌은 철이 많은 환경에서 활성산소(ROS)를 생성하여 암세포의 자멸사(apoptosis)를 유도한다고 밝혀졌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철분을 더 많이 흡수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아르테미시닌은 정상세포를 해치지 않고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특이성을 보인다. 이로 인해 다양한 암 유형—특히 유방암, 폐암, 간암, 백혈병—에 대한 치료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게다가 아르테미시닌 유도체인 디하이드로아르테미시닌(DHA), 아르테수네이트 등의 약물은 항암제 보조 요법으로서 임상적 검토가 진행 중이며, 일부는 약물 내성 극복의 실마리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세포 수준이나 동물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인간 대상 임상 시험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3. 최신 논문 분석: 가능성과 한계 사이

[키워드: 개똥쑥 항암 연구, 최신 논문, 임상 한계]

최근 5년간 발표된 논문들을 종합해보면, 개똥쑥 및 아르테미시닌 관련 항암 연구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보인다:
① 암세포의 세포사멸 유도,
② 염증 억제 및 면역 조절,
③ 항산화 활성 증가.

예컨대 2021년 Frontiers in Pharmacology에서는 아르테미시닌이 대장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종양 성장에 관여하는 혈관신생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폐암 세포에 아르테미시닌을 처리했을 때, 세포주기의 G0/G1 정지와 자멸사 유도 현상이 관찰되었다.

하지만 이들 연구의 한계는 분명하다. 대부분이 **시험관 내 실험(in vitro) 또는 동물 모델 기반의 전임상 연구(preclinical study)**에 국한되어 있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임상시험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아르테미시닌은 흡수율이 낮고, 반감기가 짧아 약효 유지가 어려운 문제도 안고 있다. 때문에 실제 의약품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약물 전달 방식 개선과 더 많은 임상 데이터 축적이 필수적이다.

 

4. 민간요법에서 의학적 약물까지: 신중한 활용이 관건

[키워드: 개똥쑥 복용법, 주의사항, 대체의학 한계]

개똥쑥의 항암 효과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민간에서 직접 달여 마시거나 생잎을 섭취하는 방식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개똥쑥은 독성이 낮은 편이지만, 과다 섭취 시 간독성, 위장 장애, 신경과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장기 복용 시 특정 성분이 간 대사 효소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어, 기존 항암치료를 병행 중인 환자라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 후 섭취해야 한다.

한편 시중에는 개똥쑥 추출물 형태의 건강기능식품, 한방보조제, 아르테미시닌 캡슐 등이 유통되고 있으나, 이들 제품 중 일부는 허위 과장광고가 포함돼 있어 식약처로부터 제재를 받은 사례도 있다. 따라서 개똥쑥을 건강 유지용으로 활용하려면,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 정제된 제품을 선택하고, 전문의의 자문 하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똥쑥은 분명 잠재력을 가진 약초지만, 항암 치료의 ‘대체 수단’이 아니라 보조 수단 또는 예방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기보다는,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을 갖춘 사용법을 따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